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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미 커플

    매미 커플

    출근 때마다 자주 마주치는 이웃들이 있다. 말을 걸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낀다. ‘그들도 나처럼’ 매일 매일 아침을 밀어젖히고 있다. 큰 길 사거리쯤에선 매미 커플을 자주 본다. 남자는 키가 2m는…

  • 가을 전어

    가을 전어

    오늘 저녁, 세 식구가 처음으로 ‘횟집’이라는 곳에 갔다. 짜장면 한 그릇 시켜먹는 것도 못마땅해 하시는 아버지와 삼시 세 끼 눌은밥만 드시는 어머니, 그리고 그 두 분이 낳은 가난한 아들. 오늘은 가족사에 길이 남을…

  • 그녀는 예뻤다

    그녀는 예뻤다

    그녀는 예뻤다. 그녀를 모르는 사람에게 그녀의 외모를 설명하기란 무척 쉬웠다. “이영애 98프로야.” 하면 됐다. 스스로도 너무나 적확한 묘사라 흡족할 정도였다. 탤런트 이영애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영애 98 프로’가 내 앞에 있다면, 싫어할 사람 없다.…

  • 시골 장날

    시골 장날

    시골 장날, 이곳에도 대중교통은 있다. 아무리 시골이라도 꼭 필요한 게 대중교통이다. 특히, 장날에 그렇다. 노선번호도 없는 낡은 버스는 마을 입구에서 읍내까지 간다. 중간중간 몇 개의 정류장이 있어도 그냥 지나치기 일수다. 사람이 없다.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