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리브너 앱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효과적인 글쓰기를 위한 ‘글쓰기 종합 툴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다. 워드(Microsoft Word)나 한글(HWP), 또는 기본 메모장으로도 좋은 글을 얼마든지 쓸 수 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결국은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극단적인 예로 만약 명필이 좀더 일찍 좋은 붓을 쓰기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혹시 실력이 더 쉽게 늘어 나중에는 더 큰 명필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악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악필이라도 일찍부터 좋은 붓을 사용했다면, 조금은 더 쉽게 악필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도구가 만능은 아니다. 하지만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그 결과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스크리브너는 글쓰기 도구다. 워드프로세서는 이미 구상된 머리 속의 글을 보기 좋게 출력하는 것이 그 목적이고 역할이라면, 스크리브너는 글의 기획부터, 자료 수집, 구성, 집필, 편집, 출판 디자인, 인쇄까지 문자 그대로 글쓰기의 처음과 끝 모든 과정을 하나의 앱에서 섬세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앱이다. 그렇기 때문에 워드프로세서와 완전히 다른 스크리브너만의 장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특히 전문 작가들일수록 스크리브너 애용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글쓰기 전 과정을 하나의 앱에서 일관된 방식으로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 폴더에 쌓아두고, 마인드맵 등을 이용해서 글을 구상하고, 워드 프로세서로 글을 쓰다가, 종이료 출력해서 여러 번의 교정을 보고, 인쇄할 때는 전문 디자인앱으로 옮겨 작업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글쓰기의 모든 과정이 스크리브너 앱 하나로 가능하다. 이는 단순히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의 앱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편리함을 훨씬 뛰어 넘는다. 모든 작업이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되면서 과정과 작업들 간의 효율성과 편리함이 획기적으로 커지고, 그 시너지는 엄청나다.
둘째, 글을 효과적으로 구상하고 구조적으로 구성하는 기능을 독보적으로 제공한다. 이는 워드프로세서가 절대 제공하지 못하는 스크리브너만의 독보적인 기능이다. 보통 작가들은 워드프로세서를 켜서 글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쭈욱 써내려가지 않는다. 사건(내용)의 추가되고, 삭제되고, 순서가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가기도 옮겨지기도 하고, 내용이 크게 바뀌기도 한다. 스크리브너는 이런 작은 글(생각)의 단위들로부터 글쓰기를 시작하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재배치 할 수 있다. 심지여 너무나 직관적이고 쉽다. 머리 속의 생각처럼 실제 나의 원고도 이리저리 옮겨지고, 수정된다. 이런 기능을 통해 작가는 좀더 편하게, 더욱 더 잘 짜여진 글을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셋째, 자유도가 높고 기능이 많다. 어쩔 때는 ‘정말 이런 기능이 필요할까?’ 또는 ‘뭐 이런 것까지 사용자가 바꿀 수 있게 하나?’ 싶을 정도다. 독보적인 글쓰기 앱의 끝판왕을 만드는 회사의 장인정신과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로, 그래서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기도 하다. 혹자는 스크리브너를 ‘작가의, 작가에 의한, 작가를 위한 앱’이라고도 표현한다. 그만큼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필요한 기능을 충실하기 제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단점도 있다. 기능이 너무 많다보니 배우기가 너무 어렵다. 공식 매뉴얼만 해도 A4로 900쪽이 넘는다. 그럼에도 충분하지가 못해서 스크리브너 사용자 포럼에는 사용법에 대한 문의글이 넘친다. 게다가 외국 앱이다 보니 매뉴얼, 유튜브 영상, 사용자 포럼 등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주로 영어다. 그나마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한글 번역 매뉴얼은 단순히 일부의 기능을 설명한 것은 대부분으로, 의외로 실제 활용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 한마디로 스크리브너는앱은 좋은데 진입장벽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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