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브너의 단짝 마인드맵 앱 스캐플을 꼭 사야할까?

스크리브너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자유로운 글의 구조 짜기 기능이다. 원하는 대로 계층구조를 쉽게 만들고, 순서나 위치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우리의 뇌는 직선이 아니라 각각의 아디어가 서로 얽히고 섥혀있는 신경망 같은 구조일 것이다. 따라서 비록 최종 결과물인 글은 위에서 아래로 읽히는 선형구조이지만, 글을 쓸 때는 더욱 자유롭고, 관계지향적인 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실제로 많은 작가들이 마인드맵을 애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마인드맵은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로 글을 구상하기 위한 브레인 스토밍에도 효과적이고, 구조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으서 개요를 짜기에도 좋다. 마인드맵에서 구성을 마치고, 스크리브너에 불러와 그 위에 글을 쓸 수도 있다. 아마도 마인드맵과 글쓰기의 이런 관계 때문에 스크리브너 제작사인 리터러처 앤 라떼(Literature and Latte)⁠1에서도 일종의(?) 마인드맵 프로그램인 스캐플(Scapple)을 내놓았는지 모르겠다.

그림 <1> 스캐플 앱 활용 예시

스크리브너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스캐플에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2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스캐플은 스크리브너와의 궁합도 기대보다 좋지 않고, 기존의 마인드 맵과도 약간 개념이 다르다. 여타의 마인드맵 앱보다는 오히려 전자 칠판에 좀더 가깝다. 물론, 생각을 정리하고 특히 글을 쓰는데 어떤 쪽이 더 낫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그 차이는 알 필요가 있다. 다음은 스캐플의 몇 가지 특징으로, 필자의 주관이 강하게 포함되어 있다. 참고만 하고, 스캐플의 전체 기능은 홈페이지상의 공식 튜토리얼 비디오 한 편⁠3만 봐도 될 정도로 무척 간단하다.

첫째, 스캐플은 기존 마인드맵 앱의 작동 방식과 다르다. 마인드 맵은 보통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가지를 치며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그 모양이 계층구조에 가까운 반면, 스캐플은 아이디어들이 꼭 계층 구조를 가질 필요가 없고,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는 등 좀더 자유롭다. 자유롭기 때문에 어떤 개념을 칠판에 그림을 그리면서 설명하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겠지만, 글쓰기라는 측면에서 볼 때, 완성된 글의 구조는 계층구조에 더 가까울 수 있어서, 마인드맵을 편할 수 있다.

둘째, 기능은 단순하지만 사용법이 불편하다. 물론 대부분의 기능들이 단축키를 지원하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편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마우스를 중심으로 입력과 컨트롤이 이뤄진다. 빨리 빨리 아이디어를 확장해 나가는데, 콘트롤이 불편하니 흐름이 끊기는 점이 아쉽다.

셋째, 가장 중요하게도 스크리브너와 연동성이 좋지 않다. 가장 실망스런 부분이기도 하다. 드래그앤 드롭으로 스캐플의 내용을 스크리브너로 옮겨가는 것은 직관적으로 쉽게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경우 계층구조는 무시되어 옮겨진다. 그러면 스캐플에서 열심히 만든 계층구조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더욱 황당한 것은 스캐플이 아닌 다른 회사의 마인드맵⁠4 앱으로는 계층구조가 아주 깔끔하게 불러들어와 진다는 것이다(동영상).

그래서 스크리브너와 딱히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는 가장 큰 이유로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된다. 전자 칠판이 필요하다면 이미 손에 익은 프레젠테이션 제작 앱을 쓰겠고, 마인드맵은 더 편하고 무료인⁠5 서비스가 널렸기 때문이다.

1 https://www.literatureandlatte.com/scrivener/overview

2 이 회사가 개발한 앱은 달랑 이 두 개뿐이기도 하다.

3 https://vimeo.com/242042863

4 이동할 때 파일 형색은 .opml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5 2021년 10월 기준 스캐플의 가격은 15~20달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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