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시디안 모험의 서막

평소 뭘 사달라고 잘 안하던 아들이 갑자기 게임용 PC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지금도 엄마 PC로 몰래 몰래 하는 게임 때문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데, 무려 게임을 위한 전용 PC를 사달라는 발직한 요구였다. 당연히 아빠로서 쉽게 허락할 수 없었다. “주말에만 1시간 할 거고···”, “숙제할 때 자료를 찾는 데 쓰고···” 등등 아이는 너무나 설득력 없는 ‘게임용’ PC의 활용계획을 어필했다. 단호하게 ‘불허’ 결정을 통보하려는 찰라 아이가 꺼낸 한마디에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아빠처럼 옵시디안 배워서 일기도 쓰고 공부도 하고 싶단 말이야!”

앗! 그 말에 무너졌다. 옵시디안을 사랑하고,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고 있는 아빠가 정작 사랑하는 아들에게는 한 번도 옵시디안을 권해본 적이 없다. 옵시디안이 정말 좋다면, 당연히 아들이 하루 빨리 쓸 수 있게 해줬어야 옳지 않을까? 등잔 밑이 어두웠다. 괜스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어버렸다.

“아빠한테 옵시디안을 배우고, 그 과정을 유튜브 영상으로 찍겠다고 약속하면 컴퓨터 사줄게.” 했더니 아이는 옳다구나 제안을 받아들였다. 옵시디안보다는 게임 때문이었겠지만, 어찌됐든 아이도 이제 옵시디안의 세계에 첫 발을 들여놓게 됐다.

흔히들 옵시디안이 어렵다고들 한다. 아니다. 복잡해 보일뿐 오히려 쉽다. 꼭 필요한 것만 골라서 효율적인 순서로 차근차근 배워나간다면 절대 어렵지 않다. 옵시디안 유튜버 4년차의 짬바로 복잡할 수 있는 길은 피하고, 가장 쉽고 빠른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저 한 발 한 발 따라오면 된다. 여기에 중학생인 아들도 살짝 배려했다. 좀더 쉬운 어휘와 설명을 염두에 두었고, 그리고 마치 게임을 하듯 하나하나의 작은 퀘스트들을 해결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옵시디안 활용능력이 저저로 레벨업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빠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옵시디안을 처음 가르쳐주는 데 어찌 노하우를 아낄 수 있겠는가? 지금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전수하고자 노력했다.

이런 사정으로 지금 우리집 거실 한편에는 번쩍번쩍한 게임 PC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옵시디안 정복을 위한 아빠와 아들의 대환장 여정이 시작된다. To Be Continued.

Son and Game PC for Obsi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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